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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딜의 계절 - EP18. 다시 움직이는 사업

파
파란나라
·
2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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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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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된 분양 조건이 시장에 공개된 뒤 문의가 늘었다. 시행사 사무실에도 오랜만에 활기가 돌았다. 예상 매각가격은 낮아졌지만, 공실과 미분양 위험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서준은 그 교환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큰 숫자를 바라다가 아무것도 못 건지는 것보다는, 작더라도 확실한 결과를 쥐는 편이 나았다. 현장 분위기도 조금씩 안정됐다. 공사장 인부들의 발걸음도 예전처럼 규칙적으로 바뀌었고, 시공사 담당자의 목소리에서도 지난달 같은 다급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서준은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뒤숭숭했던 시행사 사무실이 다시 활기를 찾는 모습을 보며, 사업이라는 것이 한 번의 위기로 완전히 끝나버리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했다. 상담 데스크에는 문의 전화를 받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다시 낮게 웅성거렸고, 벽면 분양 현황판의 빈칸도 하나둘 채워지고 있었다. 서준은 그 현황판 앞을 지날 때마다 색이 채워지는 칸의 개수를 무심코 세어보곤 했다. 몇 달 전 위원회에서 오갔던 팽팽한 논쟁이, 지금 저 작은 색깔들로 조금씩 증명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서준은 오랜만에 다시 찾은 시행사 사무실 복도에서 박 대표와 마주쳤다. 몇 달 전 초조했던 얼굴과 달리, 오늘은 옅게 웃는 표정이었다. 박 대표 "그때는 정말 아찔했는데, 이렇게 다시 살아나네요." 서준 "혼합안이 시장에 잘 받아들여진 것 같습니다." 박 대표 "덕분입니다. 그때 김 부장님이 조건을 그렇게까지 세게 안 밀어붙이셨으면, 지금쯤 저희는 더 어려웠을 겁니다." 서준은 그 말을 들으며 몇 달 전 회의실에서 오갔던 팽팽한 대화를 떠올렸다. 그때는 시행사와 투자팀이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것 같았는데, 지나고 보니 결국 같은 결과를 향해 가고 있었던 셈이다. 이 대리 "초기 계획과 현재 실적, 변경된 회수 시나리오를 비교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분양률과 금융비용입니다." 김 부장 "숫자뿐 아니라 어떤 가정을 왜 바꿨는지도 보고서에 남겨." 이 대리 "매수 후보 검토 자료도 함께 남겨둘까요? 지금은 시기상조지만, 결국 이 사업의 다음 단계니까요." 김 부장 "그러자. 미리 준비해두면 나중에 협상 테이블에서 당황할 일이 줄어들어." 서준은 컴퓨터 앞에 앉아 지난 몇 달의 회의록과 현장 사진, 이메일을 다시 훑어보며 운용보고서 초안을 작성했다. 처음에는 계획 대비 실적을 표로 나열하려 했지만 김 부장은 문장을 다시 보게 했다. 그는 서준이 써온 초안을 펜으로 짚어가며 하나씩 되물었다. 왜 분양 조건을 바꿨는지, 왜 추가 자금을 최소화했는지, 어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결정이었는지를 적어야 했다. 서준의 초안은 절반쯤 붉은 줄로 뒤덮여 있었다. 김 부장 "결과만 쓰면 다음 사람은 같은 상황에서 다시 고민해야 해. 판단의 이유를 남겨야 경험이 되는 거야." 서준은 그 말을 듣고 초안을 다시 펼쳤다. 표 안의 숫자 옆에 짧은 한 줄씩 이유를 붙여나가자, 문서의 성격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서준 "이렇게 이유를 남기면, 나중에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참고할 수 있겠네요." 김 부장 "그게 운용보고서의 진짜 역할이야. 결과를 자랑하는 게 아니라, 다음 사람에게 판단의 흔적을 남기는 거지." 서준 "그럼 이 보고서는 투자자만 보는 게 아니라 저희 팀도 나중에 다시 보는 거네요." 김 부장 "맞아. 오히려 우리가 더 많이 다시 보게 될 거야. 다음 딜에서 비슷한 상황이 오면 이 문서부터 꺼내보게 되니까." 서준 "그럼 지금 쓰는 이 한 줄이, 언젠가 제 후배가 읽게 될 수도 있겠네요." 김 부장은 그 말에 잠시 웃음을 지었다. 김 부장 "그럴 수도 있지. 그러니까 대충 쓰면 안 돼." 이 대리 "저도 예전 보고서 뒤져서 참고할 때가 많습니다. 그때 선배들이 왜 이렇게까지 자세히 썼나 싶었는데, 지금 보니 이유가 있었더라고요." 서준 "그럼 이번 딜에서 가장 중요하게 남겨야 할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대리 "혼합안을 택한 이유겠지. 최고 수익이 아니라 감당할 수 있는 결과를 골랐다는 것, 그 판단의 근거를 남기는 게 제일 중요해." 서준은 보고서에 초기 가정, 실제 변화, 대응 선택, 남은 리스크를 순서대로 정리했다. 운용보고서는 결과를 자랑하는 문서가 아니라 사업이 어떻게 변했고 팀이 왜 움직였는지를 기록하는 문서였다. 서준은 마지막 문장을 다 쓰고 나서, 자신이 지난 몇 달간 겪었던 혼란과 판단들이 처음으로 하나의 이야기로 정리되는 것을 느꼈다. 그는 갓 인쇄된 보고서를 천천히 넘겨보며, 처음 이 파일을 열었을 때의 텅 빈 표지를 떠올렸다. 그때는 몰랐던 것들이 이제는 문장 하나하나에 담겨 있었다. 프린터에서 마지막 장이 빠져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그는 이 보고서가 자신이 지금까지 쓴 문서 중 가장 오래 붙들고 있었던 문서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표지에 이름과 날짜를 적어 넣는 짧은 순간에도, 그는 자신이 몇 달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 사업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보고서 파일을 팀 공유 폴더에 올리며, 이 문서를 읽게 될 다음 사람이 누구일지 잠시 상상해보았다. 어쩌면 몇 년 뒤 자신과 같은 처지의 신입일 수도 있었고, 지금의 자신처럼 밤늦게 표를 들여다보고 있을 또 다른 누군가일 수도 있었다. --- — 이 시리즈는 AI 도움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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