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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딜의 계절 - EP20. 회수의 계절

파
파란나라
·
2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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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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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준공되고 매각 계약이 체결됐다. 대출금과 투자금이 차례로 상환됐다. 몇 년 전 첫 자금이 집행되던 날처럼, 이체 승인 화면은 이번에도 서준의 모니터 위에서 새로고침되고 있었다. 계좌에 자금이 들어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에도 사무실은 크게 소란스럽지 않았다. 서준은 그 조용함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졌다. 몇 년에 걸친 사업의 결말이 화면 위 짧은 이체 문자 한 줄로 요약되고 있었다. 예상수익률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투자금은 회수될 수 있었다. 그는 모니터에 뜬 입금 문구를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 창밖으로는 완공된 건물의 외벽이 오후 햇살을 반사하며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그 흔한 알림 문자 한 줄 뒤에 지난 몇 년의 시간이 통째로 접혀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 잘 실감 나지 않았다. 창밖으로는 늦은 오후의 햇살이 사무실 바닥까지 길게 늘어져 있었다. 이체 문자가 뜬 화면 옆에는 몇 년째 열려 있던 사업 관리 시트가 나란히 떠 있었다. 서준은 그 시트의 마지막 칸을 채워 넣으며, 이 파일 하나가 자신의 첫 딜 전체를 담고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매각대금이 들어온 날, 팀원들은 잠시 안도했다. 누군가는 짧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고, 누군가는 조용히 자리를 정리했다. 그러나 김 부장은 곧바로 최종 정산표를 열었다. 그의 손끝은 이미 다음 칸으로 넘어가 있었다. 이 대리는 준공 이후 두 매수 후보와의 협상 경위를 짧게 요약했다. 결국 자산운용사 쪽이 최종 매수자로 확정됐고, 신생 리츠는 자금 조달이 늦어지며 협상에서 밀려났다. 서준은 몇 달 전 두 회사의 재무제표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던 순간을 떠올리며, 그때의 판단이 결국 틀리지 않았다는 것에 조용히 안도했다. 서준 "공사비 상승, 인허가 지연, 분양 조건 변경, 금융비용 증가가 핵심 차이였습니다." 김 부장 "수익률만 보는 마지막 보고서는 부족해. 어떤 가정이 틀렸고 어떤 대응이 효과적이었는지 남겨." 이 대리 "저는 그중에서도 혼합안이 통했던 게 가장 크다고 봅니다. 만약 그때 추가 출자로 밀어붙였으면 지금 이 결과는 없었을 겁니다." 이 대리는 지난 몇 년간의 주요 사건들을 시간순으로 늘어놓았다. 토지 확보 지연, 청구서와 공정률 불일치, 계열사 송금, 분양률 하락과 혼합안까지. 서준은 그 목록을 보며 자신이 겪어온 시간이 이렇게 단정한 한 줄짜리 문장들로 정리될 수 있다는 것이 새삼 낯설게 느껴졌다. 팀은 최초 투자금, 추가 집행액, 금융비용, 투자기간, 매각대금, 최종 수익률을 다시 계산했다. 약정은 제대로 이행됐는지, 비용은 계획과 어떻게 달랐는지, 위기 때 어떤 대응이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지도 확인했다. 서준은 지난 여러 달의 회의와 현장 방문, 밤늦은 재계산이 하나의 표 안에 응축되는 것을 지켜봤다. 서준 "수익률이 처음 목표보다 낮게 끝났는데도, 이 투자는 성공한 걸로 봐야 합니까?" 김 부장 "숫자 하나로 성공과 실패를 나누지 않아. 위험을 통제하면서 원금과 일부 수익을 지켜냈다면, 그 과정 전체가 성과야." 서준 "그 말씀을 들으니, 처음 15퍼센트라는 숫자만 보고 설렜던 게 조금 부끄러워집니다." 김 부장 "부끄러울 것 없어. 그 숫자에서 시작했으니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거야. 다만 이제는 그 숫자 뒤를 볼 줄 알게 된 거지." 서준 "그럼 다음 딜에서도 처음에는 또 비슷한 숫자에 마음이 흔들리게 될까요?" 김 부장 "그럴 거야. 좋은 숫자를 보고 설레는 마음 자체는 나쁜 게 아니야. 다만 그 설렘 뒤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면, 그게 자네가 이번 딜에서 얻은 거야." 이 대리 "저도 몇 년째 그 마음은 똑같더라고요. 다만 이제는 설레는 동시에 의심하는 버릇이 생겼죠." 서준 "이 대리님도 처음 딜을 맡았을 때 비슷한 과정을 겪으셨습니까?" 이 대리 "물론이지. 나도 처음엔 사업계획서 숫자만 보고 며칠을 들떠 있었어. 그러다 첫 위기를 겪고 나서야 숫자 뒤를 보는 법을 배웠지." 매각대금이 들어왔다고 일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펀드 청산과 투자자 보고가 남아 있었고, 최종 결과를 내부 기록으로 남겨야 했다. 서준은 회수가 계약서의 마지막 줄에 도장을 찍는 일이 아니라, 투자 전체를 다시 바라보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정산표를 덮으며 창밖을 바라봤다. 처음 전화를 받았던 그 아침으로부터 참 많은 계절이 지나 있었다. 그는 자리로 돌아와 지난 몇 년치 자료 파일들을 차근차근 하나의 폴더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낡은 문서 상자, 색이 바랜 포스트잇, 몇 번이고 다시 쓴 정산표까지 하나씩 스캔해 넣으며, 그는 이 폴더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자신이 걸어온 시간의 지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캐너가 종이를 한 장씩 삼킬 때마다 나는 규칙적인 소리가 사무실 안에 조용히 울려 퍼졌다. 서류 더미의 가장 아래쪽에는 입사 첫 주에 받았던 텅 빈 표지의 '신규 개발사업 1차 검토' 파일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언젠가 다시 열어볼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는 걸, 그는 이제 이미 잘 알고 있었다. 폴더 이름을 적어 넣으며 그는 잠시 손을 멈췄다. 사업명 옆에 괄호를 열고, '첫 딜'이라는 짧은 말을 덧붙일지 말지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지우지 않고 그대로 남겨두었다. 그 짧은 세 글자가, 앞으로 그가 맡게 될 여러 딜과 이번 딜을 구분해 줄 유일한 표식이 될 것이었다. --- — 이 시리즈는 AI 도움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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