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C 공부 좀 해봤는데, 이번엔 전력을 어떻게 확보하는지 봤어요 (5)
파
파란나라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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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내내 "전력이 제일 중요하다"는 얘기만 계속 했는데, 정작 그 전력을 실제로 어떻게 확보하는지는 안 짚어봤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엔 PPA(전력구매계약)랑 SMR(소형모듈원전), 그리고 이게 일반 소비자한테 어떻게 튀는지까지 좀 찾아봤습니다.
PPA도 한 가지 방식이 아니라 꽤 여러 형태로 나뉘던데요. 버추얼 PPA는 실제 전력은 각자 그리드에서 받고 재생에너지 속성(가격 차액이나 인증서)만 정산하는 방식이라 발전소랑 같은 지역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하고요. 반대로 피지컬 PPA는 실제로 발전소에서 전력을 직접 받는 방식이라 같은 계통 안에 있어야 한다고 해요. 비하인드더미터라는 것도 있는데, 발전 설비를 데이터센터 바로 옆에 지어서 계통연계 대기줄 자체를 건너뛰는 방식이라고 하더라고요.
계약 기간도 보통 10~20년으로 길게 잡아서, 그 계약 자체가 발전소 짓는 자금을 대는 근거가 된다고 하고요. 구글이 토탈에너지스랑 올해 2월에 맺은 계약은 기가와트 단위로는 처음이었다고 하는데, 그 전까지는 보통 500MW 밑으로 계약하던 거랑 비교하면 스케일이 확 달라진 셈이죠.
SMR 얘기도 이번에 처음 제대로 봤는데, 왜 원전까지 가나 싶었더니 결국 그리드 대기줄을 우회하려는 같은 맥락이더라고요. 구글은 카이로스파워랑 2024년 10월에 계약을 맺어서 2030년에 첫 상용 가동, 2035년까지 6~7기로 500MW를 채우기로 했고요. 아마존은 탈렌에너지랑 17년짜리 PPA를 맺어서 서스쿼해나 원전(2.5GW급)에서 1.92GW를 받기로 했는데, 계약 규모가 180억달러라고 하니 이 정도면 그냥 전력계약이 아니라 발전소 하나를 통째로 사는 거랑 비슷한 스케일 같아요.
근데 이 아마존-탈렌 딜이 원래부터 이런 모양은 아니었더라고요. 2024년 3월에 아마존이 탈렌의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6.5억달러에 사면서 원전 옆에 바로 붙이는(비하인드더미터) 방식으로 용량을 300MW에서 480MW로 늘리려고 했는데, 그해 11월에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가 이걸 막았다고 해요. 이유가 "이렇게 해주면 일반 소비자 전기요금이 오르고 계통 신뢰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거였고요. 그래서 결국 나중에 나온 17년짜리 딜은 원전 옆에 몰래 붙는 구조가 아니라 그리드를 정식으로 거쳐서 받는 구조로 다시 짜였다고 하더라고요. 규제기관이 이런 딜 구조 자체를 바꿔놓은 사례라 흥미로웠어요.
원전 말고 가스터빈으로 자체발전하는 사례도 있던데요. 일론 머스크의 xAI는 멤피스 시설에 가스터빈을 60기까지 들여오면서 테슬라 메가팩(배터리)까지 같이 붙여서 가동 안정성을 잡는다고 하고요. 오픈AI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도 애빌린 부지에 GE 버노바 가스터빈을 2024년 12월에 10기, 2025년 6월에 19기를 추가 발주해서 합쳐서 1GW 넘는 발전용량을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전체 7개 스타게이트 부지 중 최소 3곳이 자체 가스발전을 쓴다고 하고, 2030년까지는 500MW 넘는 신규 시설의 25% 이상이 이런 식으로 자체발전을 할 거라고 하는데 지금은 그 비율이 1%밖에 안 된다고 하니 앞으로 꽤 빠르게 늘어날 것 같아요.
이게 다 결국 소비자 전기요금으로 이어진다는 게 좀 무섭더라고요. 미국 PJM(동부 전력시장)의 용량가격이 2024/25년 megawatt-day당 28.92달러에서 2026/27년 329.17달러로 2년 만에 1,038% 올랐다고 하는데, 이번 경매 가격 상승분의 63%가 데이터센터 때문이고 이게 소비자한테 93억달러 규모로 전가된다고 하네요. 실제로 워싱턴DC의 한 전력회사 고객들은 작년 6월부터 평균 월 21달러씩 더 내고 있고, 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는 최근 1년간 요금이 9%, 14%씩 올랐다고 하고요.
국내로 돌아오면, 지난번에 봤던 네이버-GS풍력발전 사례(경북 영양군 풍력단지 지분 30%+25년 직접PPA, 세종·춘천 데이터센터 공급) 말고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이 2024년 3월에 SK E&S·삼성물산이랑 PPA를 맺어서 2025년부터 60MW 태양광에서 연간 76.2GWh를 공급받는다고 하는데, 이게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처음 맺은 PPA라고 하더라고요.
국내 RE100 흐름을 보면 2020년 말 SK 계열사들이 국내 최초로 가입했고, 지금은 14개 기업이 가입했다고 하니 아직 초기 단계인 것 같긴 해요. 미국처럼 원전이나 가스터빈을 직접 붙이는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지분투자형 PPA로 물꼬를 트는 시도들은 이미 시작된 셈이더라고요.
오늘 일요일인데 이렇게 자료 찾아서 정리하고 있네요. 그래도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고, 저도 재미있어서 쉬는 날에도 조금씩 붙잡고 써보고 있어요.
이렇게 보니 결국 다들 "그리드를 믿고 기다릴 수가 없다"는 같은 문제를 각자 다른 방식으로 풀고 있는 것 같아요. 미국은 원전·가스터빈까지 직접 붙이려다 규제기관한테 막히기도 하고, 그 부담이 결국 일반 소비자 요금으로 튀기도 하고요. 국내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만 PPA로 시작하는 분위기고요. 혹시 국내에서도 이런 전력비용 전가 논쟁이나 SMR·자가발전 검토 얘기가 실제로 나온 게 있는지 아시는 분 있으면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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