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딜의 계절 - EP9. 승인과 재계산
파
파란나라
하루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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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동안 팀은 인허가 결과를 기다리며 별다른 진전 없이 서류만 다시 손보고 있었다. 서준은 그 기다림의 시간이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다는 것에 스스로 놀랐다. 매주 갱신하던 관리표를 들여다보는 동안에도 그의 눈은 늘 인허가 진행 상황란에 먼저 머물렀다. 그 두 달 뒤 조건부 인허가가 났다. 소식이 전해진 순간 팀 안에는 안도감이 퍼졌고, 몇몇은 짧게 웃음을 나누기도 했다. 서준도 그 웃음에 자연스럽게 섞여, 몇 달간 마음 한구석을 무겁게 누르던 걱정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누군가는 자판기 커피를 뽑아 돌리며 축하한다는 말을 건넸다. 그러나 김 부장은 축하할 틈을 주지 않았다. 그는 자리에 앉으며 곧바로 노트북을 열었다. 서준은 그 모습을 보며 조금 의아했다. 몇 달을 기다려온 소식이었는데, 김 부장의 표정에는 안도보다 다음 할 일에 대한 생각이 먼저 떠올라 있는 듯했다.
김 부장 "좋아. 그런데 처음 사업계획서로 돌아가면 안 돼. 지금 조건으로 다시 계산해야 해."
회의실 화이트보드에는 지난번 지연 사태 때 적어둔 12억 원이라는 숫자가 아직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었다. 서준은 그 옆에 오늘의 새로운 숫자들을 하나씩 채워 넣었다. 불과 몇 주 전 팩스 한 장으로 시작됐던 지연 소동이 결국 여기까지 이어져 있었다. 공사비는 예상보다 올랐고, 금융비용은 이미 늘어 있었다. 임차인은 장기계약을 맺는 대신 임대료를 낮춰 달라고 요구했다. 서준은 그 요구가 처음에는 부당하게 느껴졌지만, 이 대리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임차인 입장에서도 이만큼 긴 계약이라면 그만한 대가를 원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을 이해했다. 이 대리가 모델을 업데이트했다. 화면에는 셀들이 붉게 표시되며 다시 계산되는 숫자가 하나씩 나타났다. 서준은 그 붉은 셀들이 늘어나는 것을 지켜보며, 몇 달 전 자신이 처음 표를 만들 때 느꼈던 뿌듯함과는 전혀 다른 긴장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이 대리 "예상 수익률은 15퍼센트에서 6.8퍼센트로 낮아졌습니다."
서준은 처음 숫자를 떠올렸다. 15퍼센트 이상. 이제는 6.8퍼센트였다. 투자위원회에서 승인했던 사업과 현재의 사업이 같은 이름을 갖고 있을 뿐, 내용은 조금 달라져 있었다. 그는 그 격차가 지난 몇 달 사이 얼마나 많은 조건이 바뀌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현장보고서, 청구서, 계약 협상 메모까지, 그동안 자신이 손으로 채워온 표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숫자가 낮아진 과정 하나하나에 그가 직접 확인했던 순간들이 겹쳐 있었다.
서준은 그 숫자를 몇 번이나 다시 확인했다. 혹시 자신이 셀을 잘못 눌러 오류가 난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서준 "수익률이 이렇게 낮아졌으면 투자를 계속하는 게 맞습니까?"
김 부장 "수익률만 낮아진 게 아니야. 불확실성도 줄었는지 봐야 해. 인허가는 확보됐고, 임차인 계약은 장기계약으로 협의 중이지. 추가 자금과 회수 가능성까지 함께 보자."
그는 노트 한쪽에 '높은 수익률 + 높은 불확실성'과 '낮은 수익률 + 낮은 불확실성'이라는 두 문장을 나란히 적어보았다. 서준은 그 대답을 곱씹으며 다시 물었다.
서준 "수익률이 낮은데 위험도 줄었다면, 그게 더 나은 투자일 수도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김 부장 "그럴 수 있어. 높은 수익률에 높은 불확실성이 붙어 있는 것과, 낮은 수익률에 확실성이 붙어 있는 것 중 무엇을 택할지는 그때그때 다시 따져봐야 하는 거야."
이 대리 "처음 사업계획서의 15퍼센트도 사실은 임대율 95퍼센트를 가정한 낙관적인 숫자였습니다. 지금 6.8퍼센트는 오히려 현실에 가까운 숫자일 수 있습니다."
서준 "그럼 처음 봤던 15퍼센트라는 숫자는 결국 틀린 숫자였던 건가요?"
이 대리 "틀렸다기보다, 가장 낙관적인 하나의 가능성이었을 뿐이지. 우리가 그 하나만 믿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는 게 다행인 거야."
서준은 문득 입사 첫 주에 들었던 그 전화 통화가 떠올랐다. 박 대표의 목소리로 처음 들었던 15퍼센트라는 숫자가, 이제는 몇 번의 재계산을 거쳐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서준 "그럼 처음 15퍼센트일 때보다 지금이 더 안전한 투자라고 봐도 됩니까?"
김 부장 "안전이라는 말은 조심해서 써야 해. 다만 불확실성 하나가 확인되고 사라졌다는 건 사실이지. 그게 우리가 몇 달 동안 한 일이야."
팀은 수익률, 일정, 자금 안정성, 회수 가능성을 한 화면에 놓고 비교했다. 숫자가 낮아졌다는 사실만으로 사업을 포기할 수도 없었고, 처음의 목표수익률에 매달릴 수도 없었다. 조건부 승인 이후의 진짜 판단은 지금부터였다. 투자팀은 최신 조건으로 다시 시작했다. 서준은 6.8퍼센트라는 숫자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보며, 숫자가 낮아졌다고 해서 팀의 일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오히려 더 촘촘하게 따져야 할 것들이 늘어나 있었다. 창밖으로 어느새 해가 저물고 있었고, 사무실 안은 노트북 화면 불빛만 남은 듯 조용했다. 이 대리는 자리를 정리하며 서준에게 짧게 한마디를 건넸다.
이 대리 "오늘 배운 건 숫자가 아니라 균형이야. 수익과 위험, 그 사이에서 계속 저울질하는 게 우리 일이거든."
그는 노트북 화면 속 6.8퍼센트라는 작은 숫자를 다시 저장하며, 이 숫자가 앞으로 또 몇 번은 더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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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리즈는 AI 도움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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