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딜의 계절 - EP16. 예상 밖의 균열
파
파란나라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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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을 세 달 앞둔 어느 날, 시행사에서 긴급 연락이 왔다. 늦은 오후였고, 사무실 전화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분양률이 계획보다 낮아졌고, 시공사는 공사기간 연장을 통보했다. 시행사는 추가 출자를 요청했다. 서준은 전화를 받은 이 대리의 표정이 순간 굳는 것을 옆자리에서 지켜봤다. 몇 달간 순조롭게 흘러오던 일정이 갑자기 방향을 트는 순간이었다. 그는 통화가 끝날 때까지 숨죽인 채 옆에서 지켜보았다. 창밖으로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고, 사무실 형광등 아래에서 이 대리의 이마에 옅게 맺힌 땀이 눈에 들어왔다. 수화기를 내려놓는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도 서준은 놓치지 않았다. 준공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 짧은 떨림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했다.
박 대표 "분양시장만 조금 회복되면 괜찮습니다. 다만 준공 전까지 운영자금이 조금 부족합니다."
김 부장 "조금이라는 금액으로 말하지 말고, 필요한 자금과 시점을 표로 보내 주세요."
이 대리는 통화 내용을 서준에게 다시 전해주며, 박 대표의 목소리가 처음 딜을 소개하던 때와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때는 자신감 넘치는 어조였다면, 지금은 조심스레 양해를 구하는 말투였다고 했다. 서준은 기존 사업계획서와 최신 자료를 비교했다. 예상 분양률, 실제 계약률, 잔여공사비, 대출 만기, 금융비용이 한꺼번에 달라져 있었다. 화면 위에서 붉은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며 그는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자료를 정리했다. 그는 계약서와 보고서를 AI로 정리해 대응안별 장단점을 비교했다.
서준 "추가 출자는 회수 가능성이 높지만 손실 위험도 큽니다. 분양 조건을 조정하고 최소 추가자금을 넣는 혼합안이 가장 균형적입니다."
김 부장 "좋아. AI는 자료를 정리하고 비교하는 데 쓰자. 최종 판단과 책임은 우리가 진다."
서준 "AI가 틀린 답을 낼 수도 있지 않습니까?"
김 부장 "당연히 있어. 그래서 AI가 만든 표는 초안일 뿐이야. 우리가 원래 알고 있던 사실과 어긋나는 부분이 없는지 항상 다시 확인해야 해."
서준은 실제로 표 안에서 잔여공사비 항목이 최신 청구서 금액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그 셀을 고쳐 넣으며, 편리함이 곧 정확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이 대리 "저는 세 가지 안을 각각 다른 가정으로 세 번 돌려봤습니다. 분양률이 더 떨어지는 경우까지요."
서준 "그럼 이 표를 만든 시간이 오히려 낭비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김 부장 "아니야. 세 가지 안을 사람이 처음부터 정리하려면 하루가 꼬박 걸려. AI가 뼈대를 잡아주면, 우리는 그 뼈대가 맞는지 확인하는 데 시간을 쓸 수 있지. 시간을 아끼는 게 아니라 시간을 옮겨 쓰는 거야."
이 대리 "저도 처음엔 미덥지 않았는데, 오탈자나 단순 계산은 확실히 빨라졌습니다. 대신 결론은 저희가 매번 다시 봅니다."
서준 "그럼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오히려 사람이 더 필요한 거네요."
김 부장 "그렇지. 숫자는 기계가 빨리 정리해도, 저 숫자 뒤에 있는 사람과 시장을 읽는 건 결국 우리 몫이야."
화면에는 세 가지 대응안의 현금흐름이 색깔별 막대그래프로 나란히 표시돼 있었다. 서준은 그 그래프를 확대해가며, 어느 안이든 당장 눈앞의 위기를 완전히 없애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실감했다. AI가 만든 표에는 대응안별 현금흐름과 리스크가 정리되어 있었다. 서준은 그 표를 여러 번 다시 살펴보았다. 그러나 표에 담기지 않은 것도 있었다. 시행사가 실제로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지, 임차인이 조건 변경을 받아들일지, 시장이 다시 회복할지는 사람이 확인해야 했다.
서준 "그럼 AI가 만든 이 표는 어디까지 믿어야 합니까?"
김 부장 "숫자를 정리하고 비교한 부분까지는 믿어도 돼. 하지만 그 숫자가 실제로 실현될지는 우리가 시행사와 시장을 직접 확인해야 알 수 있어."
서준은 AI가 결론을 대신하는 도구가 아니라, 복잡한 자료 속에서 질문을 빠르게 찾게 하는 도구라는 것을 배웠다. 그는 표를 덮고, 박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좀 더 구체적인 자료를 요청하는 것으로 그날 오후를 마무리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도 그는 한동안 화면 속 세 가지 대응안을 번갈아 들여다보았다. 어느 것도 완벽한 해답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순조롭게 흘러가던 준공 일정표를 다시 열어, 분양률과 잔여공사비가 바뀐 지점마다 메모를 남겼다. 창밖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고, 사무실에는 그와 이 대리 둘만 남아 있었다. 형광등 불빛 아래 남은 두 사람의 그림자가 유난히 길게 늘어져 있었다. 예상 밖의 균열이라는 말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그것도 준공을 코앞에 두고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그는 그날 처음으로 뼈저리게 실감했다. 지금까지 잘 버텨온 사업이라 해서 끝까지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것도 함께 배웠다. 그는 가방을 챙기며, 내일 아침 가장 먼저 박 대표가 보내올 자료부터 확인하기로 마음먹었다. 오늘 밤 만든 세 가지 대응안 중 어느 것도 아직은 확정된 답이 아니었다.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는 길, 그는 몇 달 전 회수 가능성이라는 항목을 뒤늦게 채워 넣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때 미리 열어두었던 몇 갈래의 문 중 하나가, 이제야 실제로 쓰일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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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리즈는 AI 도움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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